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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2025 농정의 재구성] “농심 절박한데…정부는 현장 실정 너무 몰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4-23 조회 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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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가 창간 45주년을 맞아 ‘중장년농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 좌측부터 김봉배 한농연진주시연합회장·장상순 한농연완주군연합회장·나계주 한농연태안군연합회장·한재순 한농연철원군연합회장·이동주 한농연영광군연합회장.




          <2부> 세대별 간담회 ② 4050중장년농

          국민 먹거리 제공 자부심 크지만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에 불신 커

          ‘농민과 소통하는’ 농정 펼쳤으면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김경욱 기자  2025. 4. 22



 치솟는 생산비와 빈번한 이상기후, 만성적인 인력난 등 우리 농업이 당면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부 정책에 ‘절박한 농심’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불만이 팽배하다. 재해·재난이 상시화되는 상황에서 반쪽에 불과한 재해보험, 경영 합리화를 가로막는 농지 제도 등에 대한 지적도 거셌다. 

본보가 창간 45주년을 맞아 3부작으로 기획 중인 세대별 간담회 중 두 번째로 16일 열린 ‘중장년농 간담회’에서는 이같은 문제들이 중점 제기됐다. 한국 농업의 중추이자 최대 조직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소속 시·군 회장들은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은 크다”면서도 “영농여건은 갈수록 나빠지는데 정책은 신뢰를 못하니 앞으로 다들 어떤 작목을 키워야 할지 모르겠다”며 현장의 애로를 쏟아냈다.

이날 한농연 시군 회장들은 생산비는 증가하는 반면 가격은 받쳐지지 않는 데 대해 답답함을 먼저 토했다. 김봉배(49) 진주시연합회장은 “현재 시설고추 가격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현장에선 밭을 갚아 엎는 실정”이라며 “농약값, 전기요금 등 생산비는 계속 오르는데, 수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계주(57) 태안군연합회장도 “1600평짜리 유리온실이 있지만 10년 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작물을 생산해도 인건비 등을 따져보면 차라리 농사를 짓지 않는 게 나을 정도”라고 답답해했다. 

농가 경영안전망이 돼야 할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해서도 지적이 쏟아졌다. 나 회장은 “전에는 100%에 가깝게 보상이 이뤄졌지만, 2010년 곤파스 태풍 이후 보상 기준이 대폭 낮아졌고 시설 피해도 70%만 인정되는 등 보험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고 지적했다. 

한재순(55) 철원군연합회장은 “농업인이 생산하는 작목은 전부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며, 손해율도 현실에 맞게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상순(58) 완주군연합회장도 “처음엔 보상을 잘 해주더니, 가입 농민이 많아지자 보상률을 낮추고 있다. 세금이 투입되면서 보험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쌀 재배면적 감축 등 정부 정책이 농가 입장을 반영하지 않은 ‘행정편의주의’란 비판도 컸다. 장 회장은 “쌀 이외 작목 재배를 강요하는 것보다, 쌀이 잘 자라는 논은 쌀 재배를 유지하게 해야 한다”며 “정부는 작목 특성과 농촌 현장의 실정을 너무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동주(52) 영광군연합회장도 “정부가 권장하는 논콩도 기존 콩 재배 농가에 가격 하락이란 손해만 안길 수 있다”고 일갈했다. 

농업의 핵심인 ‘농지 확보’를 위해 임대차 활성화와 중장년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장 회장은 “놀고 있는 농지를 임차해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농지 거래 확대만이 답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임차농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청년농뿐만 아니라) 영농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중장년에 대한 농지 확보 마련도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외국인 인력난도 풀어야 할 시급한 문제로 제시됐다. 나 회장은 “정식·파종까지 마친 후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려는 시점에 외국인 노동자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도 있다”며 “외국인 노동력 수요가 공장 등 타 산업으로 분산되면서 농업 현장에선 갑을 관계가 역전되고 있다”고 했다. 한 회장은 “외국인 노동력 문제는 이제 국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차기 정부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이들은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농정을 펼쳐달라”고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이를 위해 탁상공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만큼은 현장을 아는 인물로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차기 정부에선 책상 위에서 정책을 설계하는 관행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다음 세대가 더 나은 환경에서 농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모두를 아우르는 정교한 농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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