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곡물 리포트] 출렁이는 식물성기름 공급망
폭우로 팜유 생산 차질 빚어
대두유, 생산국 내 소비 늘어
올 9월까지 가격 강세 전망
농민신문 기획=최선철 전 주한미국대사관 농업스페셜리스트 2025. 4. 22
미국 농무부(USDA)의 4월 ‘전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 보고서(WASDE)’ 중 유지류 분야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세계 식용유시장이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큰 변동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먼저 팜유 공급국가에 광범위한 폭우가 내리면서 생산 감소가 전망된다. 또한 이들 국가에서 바이오디젤 생산이 늘면서 팜유 수출 여력이 약화했다. 이는 팜유 가격 상승을 불렀고 대체재인 대두유가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에서 많이 생산되는 상황을 야기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4월 세계 1·2위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 큰비가 내리면서 팜유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수출 여력도 하락했다. 앞으로 팜유 가격이 세계 식용유 가격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세계 3위 생산국인 태국마저 생산량 감소가 관측되면서, 2024~2025 시장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기준 팜유 전세계 예상 생산량은 전월 예측치 대비 130만t 감소한 7820만t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은 2024∼2025 시장연도 기준 자국 내 대두 착유량을 24억2000만부셸(6586만t)로 전망했다. 전월 예측치 대비 1000만부셸(27만t) 많은 것이다. 특히 시장연도 후반에는 자국 생산 대두유 소비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산 폐식용유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도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브라질 대두유 또한 자국 연료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자국의 바이오디젤 의무화 강화 조치에 따른 것이다. 이는 수출 가능 물량 감소를 의미한다. 실제로 브라질에선 최근 10년간 산업용 대두유 소비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대두 착유를 촉진해 대두유 생산량이 52% 늘어나게 했다. 하지만 국내 수요가 생산량을 웃돌면서 대두유 수출량은 감소했다. 브라질 국가에너지위원회(BNC)가 올 2월 경유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바이오디젤 혼합 비율을 14%로 한시적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음에도 산업용 소비는 여전히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에서 바이오디젤 혼합률은 3월 15%로 인상될 예정이었다.
이처럼 브라질 대두유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의 팜유 수출 가능 물량 감소로 올초 세계 식물성 기름 수출가격은 상승했다. 물론 아르헨티나 대두 작황 증가와 착유 증가로 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수는 있다. 하지만 식물성 기름에 대한 세계 수요 증가와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출 가능 물량으로 2024∼2025 시장연도 마지막 달(9월)까지 국제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중간 관세전쟁은 한국 폐식용유 수급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 폐식용유의 미국 대상 수출이 탄력을 받는 대신,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 폐식용유가 저렴해진 가격을 앞세워 한국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수정 보완 중인 미국의 ‘청정 연료생산 보조금제도(45Z·바이오연료 세액공제)’가 어떤 방향성을 띠느냐에 따라 미국에 반입되는 폐식용유에 대한 보조금 적용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다. 세계 식용유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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