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가축전염병 장기화로 축산 관련 축제·행사·방문이 속속 취소·연기되면서 생산자단체와 지역주민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남 무안군은 3월28∼29일 열기로 예정했던 ‘돈·세·고 축제’를 4월19∼20일로 한차례 연기했다. 3월15일 지역 한우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다. 돈·세·고 축제는 돈(돼지)·세발나물·고구마 등 지역 농축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군이 올해 처음으로 준비한 행사다. 하지만 4월10일 지역 돼지농가 2곳, 12일 2곳, 13일 1곳 등 5곳에서 구제역이 무더기로 나와 해당 축제는 10월3∼4일로 또다시 미뤄졌다.
군은 ‘해제면 유채꽃 축제’ ‘해제면민의 날’(이상 4월11일), ‘망운면민의 날’(4월12일), ‘물맞이골 숲 걷기 및 체험행사’(4월12∼13일) ‘어린이날 기념행사’(5월3일)도 취소했다. ‘무안군민의 날 행사’는 6월 중순, ‘무안황토갯벌축제’는 9월로 연기했다.
3월13일∼4월13일 전체 구제역 19건 중 13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전남 영암지역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영암군은 3월29일∼4월6일 열기로 했던 ‘왕인문화축제 2025’를 5월3∼6일로 연기했다가 아예 취소했다.
영남권 소 힘겨루기 대회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경남 진주시의 ‘2025 토요상설 진주민속소힘겨루기’는 당초 예정일(3월15일)보다 늦은 4월19일 개막했다. 경남 창녕군의 ‘제21회 창녕 전국 민속소힘겨루기대회’는 3월26∼30일에서 4월23∼27일로, 대구 달성군의 ‘제23회 달성 전국 민속소힘겨루기대회’도 4월2∼6일에서 4월30일∼5월4일로 변경됐다.
한창우 대한민속소힘겨루기협회 진주지회 사무국장은 “농가들은 출전 때마다 한마리당 50만원씩 수익을 얻는데 대회 연기로 생업에 어려움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슴농가에서도 불편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한국사슴협회는 당초 4월3일 ‘사슴데이’ 행사를 계획했지만, 모임을 자제하라는 방역당국 권고에 따라 열지 않았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가금생산자단체도 난처한 상황이다. 한국오리협회는 4월11일 제14대 협회 임원 보궐선거와 2025년 정기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금농가 모임이 금지되자 협회는 개최일을 5월14일로 미뤘다. 신임 회장의 임기 개시일과 다른 임원들의 보궐선거일도 이날로 순연됐다. 대한산란계협회는 2025년 정기총회를 3월26일 서면으로 대체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5월 중 2025년 정기총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으나 서면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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