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낙동강 등 수계 수질관리와 주민지원을 위해 추진하는 ‘수계관리기금사업’에 대한 점검 결과 농지법 위반 등 다수 부실이 적발됐다. 정부는 위법 사례 수집 후 재발 방지에 나서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환경부와 합동으로 ‘수계관리기금사업 추진실태’ 점검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수계관리기금사업은 물이용부담금(1ｔ당 170원)을 재원으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수계 수질관리와 주민지원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환경기초시설 설치·운영, 토지 매수·관리, 주민지원사업 등에 연평균 약 1조25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집행하고 있다.
추진단은 해당 사업에 대규모 예산이 집행되는데도 그간 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감사가 없었으며, 언론 등에서 토지매수사업 부적정, 사업관리 부실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다고 이번 조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합동 점검 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다.
추진단과 환경부가 2021~2024년 환경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수계관리기금사업을 점검한 결과 농지법 위반 등 위법·부적정 사항 34건이 적발됐다.
그중 농지법 위반은 환경청 사업에서 발생했다. 환경청은 수질 개선을 위해 하천 주변의 토지 건축물을 매수하고, 해당 토지에 생태공원·습지·녹지 등을 조성하는 ‘수변생태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대상 부지에 농지가 포함돼 있으면 ‘농지법’ 제34조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농지전용 허가를 받아야 하나 환경청은 지난 20여년간 농지 3300만㎡를 매수해 수변생태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전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용 허가 때 부과되는 농지보전부담금도 납부하지 않았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협의 조정을 통해 허가 받지 않고 전용한 농지 전체에 대해 환경청으로 하여금 전용 허가를 받게끔 하고, 농지보전부담금(약 922억원)도 납부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관련 지침을 개정해 사업 시행계획 수립 때 농지전용 허가 절차를 명시하고 농식품부와의 협의도 의무화한다.
이외에도 추진단은 환경청이 상수원 상류지역의 오염원 제거를 위해 하천 주변의 토지 건축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수질 개선 효과가 미미한 건축물을 매수하거나 산업단지 오염수를 저류하고자 설치한 완충저류시설에 대한 부실관리와 오염수 방류 등을 추가로 적발해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위법·부정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투명하고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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