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개 농어업·소비자·먹거리 단체가 참여하는 ‘농어업농어촌먹거리대전환연대회의’가 16일 발족식을 열고 ‘먹거리 기본권 확립’을 포함한 농정과제를 정치권에 제안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진보당, 법안 발의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 등 골자
민주당·국힘도 공약서 다룰 듯
차기 정부 실제 이행여부가 관건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5. 4. 16
기후변화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식량안보가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먹거리를 보장받도록 법적 체계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식량안보와 ‘먹거리 기본권’은 각 정당 공약에 반영되는 등 조기 대선 국면에서 주요 농업의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최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은 ‘먹거리기본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 전국먹거리연대와 함께 법안 취지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였다. 이보다 한주 앞서서는 전종덕 진보당 의원(비례대표)이 같은 이름의 법안을 발의했다.
국내에선 농산물 가격 급등락, 대외적으로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먹거리 공급의 불안정성이 커지지만 먹거리에 대한 국가 역할을 규정하는 법률은 부재하다는 점이 법안 탄생의 배경이 됐다. 두 법안은 공히 식량안보 강화 책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했다. 넓은 의미에서 식량안보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식습관과 기호에 맞는 안전하고 영양가 있는 충분한 먹거리를 물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조달해 건강하고 활발한 삶을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두 법안은 국가가 지속가능한 농업 및 먹거리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먹거리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고, 국민 먹거리 보장 수준의 개선을 위해 ‘국가먹거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국가먹거리통합지원센터’ 설립 근거도 마련했다.
식량안보와 먹거리 기본권은 농민·먹거리 단체가 각 정당과 접촉점을 늘리면서 조기 대선의제로 떠오를 조짐을 보인다. 앞서 기자회견에 참여한 허헌중 지역재단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등 구(舊) 야권과 정책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각 당의 대선공약에 담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유력 대선주자를 보유한 민주당의 대선공약에 관련 내용이 주요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관측된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국면에서도 ‘식량주권특별법’ ‘먹거리기본법’ 제정을 골자로 한 농정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22대 국회 개원 3개월 뒤엔 이원택 민주당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이 ‘먹거리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해당 법안 역시 먹거리단체와 논의를 바탕으로 설계된, 앞선 두개의 법안과 대동소이하다.
국민의힘도 이같은 의제를 외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윤석열정부가 식량안보보다 한발 더 나아간 식량주권을 확보하겠다고 국정과제에서 제시했음에도 지난 3년간 눈에 띄는 성과는 못 내고 도리어 농지는 줄이면서 비판을 샀기 때문이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사업’ ‘초등학생 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 등 취약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먹거리 공급사업을 폐지한 점도 농민·소비자 민심 이반에 영향을 줬다. 권종탁 전국먹거리연대 집행위원장은 “먹거리 정책은 정당을 가릴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일부 국민의힘 의원과도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관전 요소는 ‘먹거리기본법’ 제정 등이 공약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행될지다. 권 위원장은 “‘먹거리기본법’이 지난 총선에서 공약으로 처음 떠오른 이후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면서 “차기 정부가 국정과제로 만들고 실제 이행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6일엔 49개 농어업·소비자·먹거리 단체가 참여하는 ‘농어업농어촌먹거리대전환연대회의’가 출범했다. 범농업계가 공약 제안 등 대선에 공동 대응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날 발족식에서 연대회의는 ‘먹거리 기본권 확립’을 포함한 정책을 정치권에 제안했다. 여기엔 ▲농정추진체계 개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농정개혁 ▲식량주권 확립 ▲지역재생 ▲지속가능한 농업과 먹거리 체계 구축을 위한 개헌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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