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올해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 우선 지원에 나섰다. 영농철 농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앞서 농협에서 촉발한 비료값 우선 지원이 지방자치단체로도 확산한 것이다.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및 수급안정 지원사업’을 ‘필수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포함하는 등 정부·국회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경남도는 올해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차액의 80%(정부 30%, 지방자치단체 20%, 농협 30%) 중 지자체 분담분(20%)을 지원하기로 1일 결정했다. 도는 이날 시·군에 관련 공문을 보내고 지역농협 비료판매장에 관련 안내문을 부착했다. 사업비는 63억5113만원(도비 30%, 시·군비 70%)이고 지원대상은 최근 2년(2023∼2024년)간 무기질비료를 구매한 이력이 있는 농가다. 다만 사후정산 방식이어서 농가들은 해당 보조금을 연말에 지급받는다.
경남도 관계자는 “농업경영비 중 비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에서 추경에 무기질비료 지원이 제외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선제적으로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이후 시행한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사업이 아닌 도 자체 예산인 농산물 생산비 보장 사업비를 활용하는 만큼, 정부가 추경에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예산을 편성한다면 경남지역 농민은 지난해보다 인상분의 20%를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농협은 2월17일 무기질비료 인상차액의 농협 분담분(30%)을 우선 지원한다고 밝혔다(본지 2월19일자 1면).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이 지원은 3월7일부터 적용돼 일선 지역농협 판매장에서는 인상차액의 30%가 할인된 가격으로 비료를 구매할 수 있다. 3월7일 이전 비료를 구매한 농민도 소급 적용된다.
경남도의 결정으로 이 지역 농민은 ‘그래뉼요소비료’ 20㎏들이 한포대를 1만4540원(1만5300원-760원)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그밖의 지역에선 농협 보조금(1150원)만 적용돼 1만5300원을 내야 한다. 이는 지난해 최종 할인가(1만2650원)와 견주면 21% 인상된 금액이다.
경남 창녕의 농민 류천우씨(46)는 “올초 정부 지원금을 못 받는다고 낙심했는데 농협에 이어 경남도에서도 지원을 결정했다는 소식에 한시름 놨다”며 “매년 비료를 2000포대 이상 사용하므로 정부에서도 지난해처럼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선욱 함양농협 조합장은 “지난해까지 일괄로 지급되던 보조금을 농협·지자체가 별도로 내놓다보니 농민으로선 체감되는 부분이 적다”면서 “필수 추경에 무기질비료 지원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전국의 지역농협 조합장들과 힘을 모아 정부·국회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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