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산불 대응 체계의 전방위적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 관련 현안 질의
현 3단계 대응→2단계로 압축
유사시 군 수송기 활용 주장도
재해보험 등 지원책 개선 요구 커
농민신문 양석훈, 김소진 기자 2025. 4. 13
사상 최악의 산불을 계기로 산불 대응 지휘 체계와 장비·인력을 보강하고 재해복구대책과 보험제도를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산불 관련 현안에 대해 질의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은 “1∼3단계, 국가 총력 대응단계로 구성된 산불 대응 체계를 2단계로 압축해 조기에 국가 자원을 신속히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국가 총력 대응단계에 들어서야 산림청장이 산불 대응을 지휘하다 보니 조기에 산림청의 자원이 투입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산불 피해가 워낙 큰 탓에 일각에선 산불 대응 주무부처를 소방청으로 이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임상섭 산림청장은 “산과 산불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서 산림의 조성부터 관리까지 책임지는 기관이 산불 대응을 담당해야 한다”고 했다.
장비와 인력 보강 주문도 많았다. 문대림 민주당 의원(제주갑)은 “산림청 헬기 예산은 늘어도 모자랄 판에 올해 도리어 줄었다”고 지적했다. 또 “‘국방개혁 2.0’에 따르면 군이 초국가적·비군사적 재난 상황에 적극 개입하게 돼 있는 만큼, 포괄 안보 차원에서라도 군 수송기의 산불 대응 적극 활용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임호선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은 “1만명 규모의 산불예방진화대가 지방산림청 소속으로 소규모 분산돼 있고 전문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불예방진화대와 특수진화대를 위한 산림재난교육훈련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피해 지원책에도 개선 요구가 컸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은 “산불로 가축 피해가 크지만 소는 (가축재해)보험 가입률이 15%에 그치고 가입했더라도 폐사가 아니라 병을 얻은 경우는 보장받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농작물재해보험 ‘나무손해보장’ 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가 과수목 고사 피해를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 창고에 보관된 농작물 피해 보상이 어려운 문제 등도 대안을 촉구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정부는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의 지원 체계를 구분하는데, 이상기후로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해외처럼 복합재난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같은 개선을 위해선 예산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경기 여주·양평)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과정에서 헬기 임차비 등 이번에 도출된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국가 산불재난대응체계 혁신을 위한 긴급세미나’에서도 산불 대책 체계에 대한 보완 요구가 나왔다. 세미나는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과 유용원 의원(비례대표) 등이 주최했다.
특히 담수량이 많은 고정익 항공기를 활용하자는 제언이 주목받았다. C-130·190 등 공군 수송기에 모듈식 소방시스템(MAFFS)을 장착하자는 제안이다. 고기연 산불학회장은 “고정익 항공기는 1만5000ℓ의 물을 투하할 수 있다”며 “평상시엔 군 수송기로 쓰다가 유사시에 (산불) 현장에 투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조기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전동근 퀀텀에어로 대표는 “대형 산불은 조기 진화가 핵심이지만, 산불감시원이 길 없는 산을 감시하긴 어렵고 폐쇄회로텔레비전(CCTV)도 안개가 끼면 무용지물”이라면서 “AI 드론을 활용한 조기 탐지 및 진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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