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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트럼프의 일방적 관세부과, 약육강식의 경제침탈과 같아”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4-13 조회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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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진보당 정책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미국 무역대표부 보고서-한국의 무역장벽'' 진단과 대응 좌담회에서 이해영 한신대학교 교수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진보당 정책위, 정책좌담회 열어 USTR 보고서 대응방안 논의

           녀름 “미국산 농축산물 최대 수입국...하등의 눈치 볼 이유 없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2025. 4. 11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도 불사하면서 각국의 무역장벽 허물기에 나선 가운데 이를 마주한 세계 각국에서는 ‘경제주권 침해’라는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일방적으로 안긴 ‘25%’의 상호관세 역시 비관세장벽 완화 등을 위한 압박의 수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진보당(대표 김재연)이 농업을 비롯해 위협이 당도한 사례들을 총망라하고, 분야별 경제주권 침해를 막기 위한 대응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나섰다.

진보당 정책위원회(의장 장진숙)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종오·전종덕·정혜경 국회의원과 함께 ‘경제주권’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우리나라의 각종 비관세장벽을 공격대상으로 점찍은 미국 트럼프 정부 무역대표부(USTR)의 보고서를 진단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장진숙 의장은 인사말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우리 산업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 시행하는 정당한 규제들이 ‘무역장벽’이라 불리며 공격받고 있다”라며 “이는 통상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주권에 대한 침해로 더 이상 미국의 요구에 습관적으로 양보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첫 순서로 우선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장이 나서 지난 3월 새로이 작성된 USTR의 국별무역장벽보고서(NTE)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경제주권 사수의 관점에서 대응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USTR은 매년 NTE를 작성해 대통령과 의회에 보고하는데, 특히 올해 보고서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 예고와 맞물리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새 보고서는 지난해까지와 달리 보고서의 의미를 ‘근로자의 이익 증대’ 대신 ‘무역법 집행 및 미국의 경제·안보 이익 증진’으로 제시하고, 또 이전과 다르게 ‘무역장벽’의 정의 역시 단순 법률·규제·정책의 영역에서 ‘공정한 경쟁을 왜곡하거나 저해하는 요소’로 대폭 확대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충실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김 원장은 트럼프 정부가 비록 지난 9일 상호관세 부과 조치를 유예했지만 대결은 계속될 것이라며, 경제주권 사수를 위해서는 FTA 전면 수정 혹은 폐기 등으로 강경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원장은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 관세 부과는 WTO·FTA 합의 등을 전면 위반하는, 근거가 취약한 약육강식의 경제침략”이라며 “상대 국가의 비관세 장벽을 도둑질이라고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미국도 인플레이션감축법, 반도체지원법 등으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경제·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외국기업을 차별하는 비관세 장벽이 많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가 양보를 원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투자, 또는 미국의 에너지·농축산물·무기를 팔아주는 것, 중국 봉쇄에 참여하는 것 등에 있다고 본다”라며 “대부분 경제 주권에 관한 사항들로 중장기적 대응 방안이 필요한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오히려) 미국의 요구대로 장벽을 낮추는 것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방향성을 장관들에게 검토하라 지시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적재산권·디지털, 농업, 자동차, 방송통신, 방위산업 등 보고서가 지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영역과 관련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나서 파악한 시사점을 전달하고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농업 부문을 맡은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미국이 이미 우리나라에 막대한 금액의 농축산물을 수출하고 있으면서도 비관세장벽 압박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나라가 더 이상 식량주권을 잃어선 안되는 처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소장은 NTE가 소고기, 블루베리, 사과, 배, 체리, 감자(LMO)의 수입위생조건을 ‘위생검역장벽’으로 지목하고 압박한 데 대해 위생검역과 식량주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특히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소고기의 경우, 미국의 소고기 수출국 중에서 가장 많은 양(수출액 기준)을 수입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인 만큼 눈치를 볼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짚었다. 

이 부소장은 “30개월령 이상 제한은 미국산에만 적용하고 있는 규정도 아니며, 미국만 예외로 둘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이 원칙을 한번 무너뜨리면 모든 나라 대상의 위생조건이 무너진다”라며 “미국 내에서도 30개월령 이상은 위험군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위험성이 해소되지 못한 채 수입이 확대되면 단기적으로는 소고기 소비를 위축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한우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NTE에서는 기술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최악의 무역장벽’으로 언급한 우리나라의 쌀 장벽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이 부소장은 쌀의 비관세장벽이 WTO에 의해 합의된 부문이자 미국도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13만톤 가량을 배정받는 수혜국이라며 “매년 40만8700톤의 TRQ쌀, 국내 생산량의 10%가 넘는 양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쌀 생산량을 강제로 감축시키고 있는데, 타국의 쌀을 수입해 주기 위해 우리 주식의 생산기반을 지금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정부가 빨리 인지하고 대응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 부소장은 “자동차·반도체의 수출을 위해 우리 농업을 희생양으로 삼아온 역사를 모두가 알고 있다”라며 “그렇기에 주장하는 것이 식량주권에 기반한 대안 무역체계이나 이는 농업계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쌀을 내주고 소고기의 검역이 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농업계와 연대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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