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게시판 > 농산물뉴스 |
|
|
|
| |
 |
 |
* 3월29일 새벽 기온이 영하 5.5℃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경북 상주 일대 배 꽃대가 새까맣게 타는 언피해를 봤다. 화방의 봉오리를 벗겨보니 모두 까맣게 변해 있었다.
상주·나주 등 주산지 잇단 피해
암술 씨방이 검게 변하며 고사
지난해 폭염에 이어 냉해까지
“기후변화 대책 신속히 마련해야”
농민신문 상주=유건연, 나주·영암=이시내, 하동=박하늘 기자 2025. 4. 2
3월말 이후 지역에 따라 최저기온이 갑작스럽게 영하로 떨어지면서 배 주산지를 중심으로 언피해가 발생했다. 꽃봉오리 속 암술과 씨방이 검게 변하며 고사한 것이다. 경북 최대 배 생산지 상주는 피해율이 80%를 넘는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고, 전남 나주와 영암도 최대 40%의 피해율을 예상하고 있다.
◆경북 상주, 피해율 80%, 경남 하동도 피해=“40년 배농사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배나무 99%에서 암술과 배주(밑씨)가 검게 타버렸습니다. 성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상주시 외서면에서 1만1239㎡(3400평) 규모 배농사를 짓는 석재영씨(68)는 망연자실했다. 올 농사를 시작도 못하고 접어야 할 판이다. 3월29일 새벽 석씨 과원의 온도 측정 센서는 영하 5.5℃를 기록했다. 그는 밤새 과원에 설치한 방상팬과 온수 살수 장치를 사용하며 온 힘을 다했지만, 영하 5℃ 아래로 급격히 하락한 냉기를 막는 덴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꽃대를 따서 봉오리 꽃잎을 벗겨보니 6∼8개가 모두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석씨는 “과원 99%가 피해를 본 것 같은데,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마음 같아선 나무를 모두 캐내고 농사를 접고 싶은 심정”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벌국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성대 사벌농협 수출배 공선회장(62)은 “3월29일 새벽 기온이 영하 4∼6℃로 떨어지는 바람에 꽃대 암술이 성한 게 하나도 없다”면서 “방상팬과 각종 저온피해 저감 시설도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김광출 상주 외서농협 조합장은 “각종 저온피해 저감 시설과 저온 경감제 살포 등 농가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속절없이 당했다”면서 “지난해 수확기 불볕더위로 인한 햇볕데임(일소) 피해에 이어 이번 언피해까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농가 생존을 극한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시와 농협은 1일 기준 언피해 면적이 40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신고’ 배가 83% 이상 타버린 것이다. 피해지역도 사벌국·공검·외서·낙동면 등 상주배 생산지 대부분이다.
경남 하동에서도 전체 133.5㏊ 중 60㏊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동군 하동읍 화심리에서 배를 재배하는 여태영(70)씨는 “멀쩡한 꽃눈을 찾아보려고 한참 솎아냈지만 건질 게 하나도 없다”며 “50년 배농사 중에 이렇게 심한 언피해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남 나주·영암도 언피해 확인=1일 전남 나주 금천면에 있는 과수원에서 살펴보니, 꽃봉오리 8∼10개 가운데 절반가량의 암술 씨방이 검게 변해 있었다. 변색된 꽃은 정상적으로 개화하지 못해 수정이 불가능하다. 한 화방에 맺는 열매수가 줄면 열매솎기(적과) 과정에서 농가의 선택 범위가 제한돼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
임호열씨(79)는 “3월28일부터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과수원 전체적으로 언피해가 발생했다”며 “재작년에도 비슷한 피해가 발생해 배 품위가 저하됐는데, 올해도 수정률 감소는 불가피할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일균 나주 금천농협 상무는 “현재 조합원 10여명이 저온피해로 보험을 신청했다”며 “아직 꽃봉오리 상태라 정확한 피해규모는 파악하기 어려우며, 인공수분 작업이 본격화되는 8∼10일경에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3월29∼4월1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나주(1748㏊)·영암(292㏊)·순천(182㏊) 등지에서 저온피해가 발생했다. 2일 기준 전남지역 피해면적은 2710㏊로 잠정 집계됐다.
영암 신북면에서 8264㎡(2500평) 규모의 배농사를 짓는 정석기씨(52)는 “과수원 주변에 물을 뿌리며 언피해를 예방하려 했지만 피해를 막을 수 없었다”며 “한 과수원 안에서도 수목별·가지별로 피해 편차가 있는데 심한 곳은 꽃봉오리 25개 중 21개가 죽어 있었다”고 말했다.
배농가들은 지난해 가을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열매터짐(열과)과 일소 피해를 겪은 데 이어 올해 언피해까지 발생하자 이상기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씨도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열과 피해가 컸는데, 또다시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피해가 발생해 농가는 이상기후를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다”며 “꽃가루 비용도 현재 20g들이 한봉지 기준 6만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 급등해 농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희 나주배원예농협 조합장은 “지금으로선 피해가 없는 배꽃을 대상으로 수정률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라며 “화방에서 배꽃 한두개만 멀쩡한 게 있으면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
|
 |
|
| |
|
|
|
|
|
|
|
[농민신문] [독립문에서] ‘산불 수급불안론’을 경계한다 
[농민신문] 농진청 “미국산 LMO 감자, 국내 씨감자로 활용 못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