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근로자 제도의 법적 근거 마련이 추진된다. 계절근로자가 농촌 인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적 근거가 없어 브로커문제 등 제도 운용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 사진)은 1일 계절근로자 제도 개선을 위한 ‘농어업고용인력 지원 특별법’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계절근로자가 2017년 1085명에서 지난해 5만7269명으로 크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제도 운용을 위한 법적 근거는 부재하다는 문제의식에서 개정안은 나왔다. 현재 계절근로자 제도는 법무부 지침에 따라 운용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역할을 규정하는 법이 없는 상태에서, 계절근로자 도입 단계별로 법무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지자체 등에 책임과 역할이 분산돼 있다.
임 의원은 “제도 운용 과정에서 계절근로자의 노동 조건과 인권 문제가 발생하고 심지어 인신매매 피해도 생긴다”면서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농어촌 일손 공급 주무부처지만 계절근로자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이 발의한 ‘농어업고용인력법 개정안’은 계절근로자의 정의와 신청 절차를 명문화했다. 농가가 내국인 고용 노력을 한 뒤에도 부족한 인력은 계절근로자로 신청할 수 있게 했고, 농가에 표준 계절근로계약서 작성과 임금 체불에 대비한 보증 보험 가입 의무를 부여했다. 계절근로자는 상해보험과 농업인안전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계절근로자 고용 관리를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계절근로자 배정심사위원회를 두도록 했고, 공공형 계절근로자의 근거도 마련했다.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엔 계절근로자 제도의 법적 근거를 담았다. 법무부 장관이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업무 협조를 하도록 하고, 농식품부 등의 의견을 들어 계절근로자 전문기관을 지정·운영할 수 있게 했다. 전문기관은 우리 지자체와 외국 지자체 사이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지원한다. 개정안은 브로커문제를 막기 위해 국가·지자체·전문기관 외에는 계절근로자 채용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1월 임 의원이 같은 당 박지원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대한변호사협회와 개최한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성안한 것이다. 임 의원은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는 농어촌에서 계절근로자 없인 정상적인 영농·영어가 불가하다”면서 “계절근로자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처우를 개선해서 농어촌 일손 부족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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