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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위기를 활용하는 3가지 마케팅 전략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4-02	조회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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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필요한 요소 없애 가격 최대로 낮추고

         돈 많은 3% 겨냥 프리미엄으로 승부

         ‘일점호화소비’ 소비자 공략 상품 찾아야

                                                                                                    한국농어민신문  농업마당=양석준 상명대 교수  2025. 4. 1

마케터(마케팅을 하는 사람)로 살다보면 ‘지금이 기회다’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거나, 위기가 닥치는 경우다. 변화나 위기가 찾아오면 기업과 상품이 달라져야 하니 마케터들을 찾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산도 판매도 잘 되고 있으면 마케터는 찬밥신세가 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농업을 둘러싼 환경을 보면 마케터로서 기회라고 생각된다. 지금 한국 경제와 한국 농업은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최근 몇몇 경제학자들이 ‘사망 선고’를 내릴 정도로 위기다. IMF 시절이나 2008년 금융위기를 훌쩍 뛰어넘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한다. 굳이 학자들의 학술적 분석 없이도 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근처의 유명 식당만 봐도, 과거엔 줄을 서야 했던 집들이 요즘엔 썰렁하기 일쑤다. 외식에 쓸 경제적 여유조차 다들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농업도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이다. 우선 생산이 흔들린다. 기후변화, 농업인구 감소에 더해 환율문제로 농자재 가격마저 뛰었다. 농산물 소비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국산 농산물을 가장 많이 사주던 40대에서 50대 초반까지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의 국산 농산물 선도호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한 예로 신선함과 안전이 중요한 우유조차 수입량이 매년 20~30%씩 늘고 있다. 또한 기대를 걸었던 농식품 수출마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압박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한국 경제도 한국 농업도 모두 바닥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많은 기업이 위기를 활용해서 성장을 이뤄내었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도 이 위기를 활용해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대체 불황을 기회로 바꾸어낸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불황으로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적인 전략은 불황을 활용해 상품군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구조조정이 쉽지 않지만, 위기시에는 쉬워지기 때문이다. 대부분 전체 상품군을 노프릴 상품(No-frill Product), 프리미엄 상품 및 일점호화소비에 맞는 상품군으로 구분해 재구조화했다.

노프릴 상품에서 프릴(frill)은 커튼 주름장식 등을 뜻한다. 즉, 노프릴(No-frill)은 중요하지 않은 장식을 모두 제거해 가격을 최대한 낮춘 상품을 뜻한다. 불필요하고 화려한 포장, 상품에 대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심지어 브랜드마저도 제거한다. 생산과 판매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대한 줄인 저렴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프리미엄 상품군은 반대 전략이다. 경제 불황은 국가가 돈이 없다는 뜻이지, 국가에 속한 모든 국민들이 돈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과거 위기 때도 그렇듯, 여전히 돈을 버는 사람들은 있다. 예를 들면 서울 강남3구는 경제 불황에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인구도 늘고 있다. 여기엔 프리미엄 농산물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소비자들이 있는 것이다. 다만 그 수는 많지 않다. 서울 강남3구 전체 인구도 161만 명에 불과하며, 모두 잘사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프리미엄 농산물을 ‘아낌없이’ 구매할 소비자는 한국 전체 인구의 3% 이내로 예상된다. 이 시장을 노리려면 그만큼 정확한 타깃팅과 품질 경쟁력이 필요하다. 혹시라도 자신이 없다면 무리해서 뛰어들 필요는 없다. 3%에 들지 못하면 해당 농산물의 판매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일점호화소비''를 공략하는 전략이다. 일점호화소비는 모든 것을 아끼되, 한 가지에만 집중적으로 돈을 쓰는 소비 행태이다. 요즘 2030세대의 해외여행이 대표적인 사례다. 많이 벌어서 가는 게 아니라, 다른 지출을 줄여서 여행에 돈을 쓰는 것이다. 주변 대학생들을 보면 농산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다. 예를 들어 ‘애사비(천연발효 사과식초)’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에게 인기가 많다. 다이어트를 위한 투자로 인식되고 또 혈당 스파이크를 줄여 식곤증을 없애주어 점심 직후에도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혹자는 정치적 혼란이 해결되면 한국의 경제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나, 그것은 단순한 희망일 뿐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치문제가 해결된다고 트럼프의 통상압력이 사라질 것도 아니고, 환율이 내려가 농자재 가격이 떨어질 것도 아니며, 당장 주력 소비 계층인 40~50의 인구가 늘어날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황을 ‘활용’하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생산 비용을 낮춘 노프릴 제품, 소수 소비자를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 그리고 소비자의 감정과 연결된 일점 호화 소비를 겨냥한 상품. 이 세 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어떻게 우리 농산물들을 재구조화할지를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불황을 극복한 기업들처럼, 우리 농업도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어야 할 것이다. 바람이 거셀수록 연은 보다 높이 뜰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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